어린왕자와 같은 마음....

인사, 노무이야기

직장인의 반차 고민: 오전에 일찍 퇴근하고 싶은데 왜 안 될까?

마크6 2024. 5. 8. 09:19
728x90

최근에는 ‘오전에 몸이 좋지 않아 잠시 병원에 들리거나’, ‘오후에 은행에 개인적인 업무를 보러 가거나’, ‘금요일 오전에 업무를 마치고 오후에 여행을 가려고 하는 등’ 다양한 이유로 하루 전부를 쉬는 연차보다 오전 또는 오후만을 쉬는 ‘반차’를 사용하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습니다.

회사 역시 근로자들에게 워라벨을 제공하고 업무 효율성 및 직장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반차’제도를 도입하는 곳들이 증가하면서 ‘반차’의 운영 방법과 관련된 질의들이 증가하고 있는데요.

이에 오늘 포스팅에서는 ‘반차’제도의 운영과 관련하여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법적으로‘반차’를 사용해도 되나요?

먼저 근로기준법 제60조는 ‘연차 유급휴가’(이하 ‘연차’)를 일(日) 단위로만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근로기준법에 명시적으로 정하고 있지 않은 시간 단위인 ‘반차’(보통 소정근로시간의 1/2)를 사용하는 것이 가능한지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당사자 간 합의로 ‘일(日)’의 일부를 분할해 부여할 수 있다”(근기 68207-934, 2003. 7. 23.) 고 하며 ‘연차’의 시간 단위 사용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2. ‘반차’를 사용하는 기준이 있나요?

위에서 보았듯이 ‘반차’는 법률상 개념이 아니라 일(日) 단위 기준인‘연차’일부를 분할해 사용할 수 있게 하여 근로자들이 조금 더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회사 내부적으로 정하고 있는 제도입니다.

이에 회사별로‘반차’사용 기준 및 운영 방법을 다르게 규정하더라도 근로자들은 이를 따라야 하며, 설령 일(日) 단위의 ‘연차’만을 사용하도록 규정하더라도 이는 근로기준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3. 인사담당자가 알아야할‘반차’제도 운영 시 발생하는 질문

회사가 '반차'제도를 운영하더라도 내부 규정에 세부적인 사용 규정까지 정하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로 인해 근로자뿐만 아니라 ‘반차’제도를 관리하는 인사담당자들에게도 혼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에 대비하여, 인사담당자들을 위해 자주 발생하는 '반차'에 관련된 질문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Q. ‘오후반차’인 경우 점심을 먹지않고 일을 하고 퇴근해도 되나요?



보통 오전 9시에 출근해서 오후 6시에 퇴근하는 회사의 경우 낮 12시부터 오후 1시까지 점심시간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이에 ‘오후반차’를 사용하는 경우에 점심을 먹지 않고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4시간을 근무하고 오후 1시에 바로 퇴근을 원하는 근로자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의 경우 근로기준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54조 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시간이 4시간인 경우에는 30분 이상, 8시간인 경우에는 1시간 이상의 휴게시간을 근로시간 도중에 주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이는 ‘반차’를 사용하더라도 근로자는 4시간을 근로(일 소정 근로시간이 8시간 기준)하기 때문에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따라서 ‘반차’를 쓰는 경우에도 30분 이상 휴게시간을 근로시간 도중에 부여해야 하며, 이를 부여하지 않은 경우 사용자는 근로기준법 제110조 제1호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특히 근로기준법 제54조는 강행규정임으로 별도 규정이나 근로자와 휴게시간 부여를 원하지 않는다고 합의하여도 효력이 없으며, 사용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사전 동의서나 합의서를 작성했더라도 사용자는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휴게시간인 점심시간에 자발적으로 일을 하는 것은 사용자의 지휘, 감독에서 벗어나 일방적으로 근무를 한 것이므로 근로시간으로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Q. 그러면 점심시간에 일을 한 후에 30분 쉬고 퇴근해도 되나요?



근로기준법 제54조 제1항에 따라 ‘반차’를 쓰는 경우에 30분의 휴게시간을 부여해야 한다고 하면 업무의 연속성 등을 이유로 점심을 먹지 않고 4시간을 연속하여 근무 후 30분을 쉬고 퇴근을 원하는 근로자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도 근로기준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54조 제1항을 자세히 살펴보면 휴게시간을 “근로시간 도중에” 주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즉 근로시간 도중이 아닌 업무 시작 전 또는 업무가 끝난 후에 부여하는 것은 근로기준법에 위반될 소지가 있습니다. (근로개선정책과-1173, 2013.3.19.)


Q. ‘오전반차’는 2시까지 출근하면 되나요?



오후반차’와 마찬가지로 최소 30분 이상의 휴게시간을 근로시간 도중에 부여하지 않는 경우 근로기준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오전반차’의 경우 휴게시간을 고려하여 오후 1시 30분 이전에 출근하도록 해야 하고 근로시간 도중에 30분의 휴게시간을 부여해야 합니다.


Q. ‘오전반차’를 쓰고 퇴근 시간 이후에 2시간 추가 근무를 하면 연장근로수당을 줘야 하나요?

소정근로시간 중에 휴가나 휴일(법정.약정 불문), 결근, 파업, 지각, 조퇴 등으로 인해 근로하지 못한 시간이 있는 경우 근로시간 수 산정에서 제외해야 하며 근로시간은‘실근로시간’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대법원 1992. 10. 9. 선고 91다14406 판결 등)

따라서 별도 내부규정으로 달리 정하고 있지 않다면 ‘오전반차’를 쓴 날에 퇴근 시간 이후 2시간 추가로 근무하더라도 ‘실근로시간’은 6시간이므로 연장근로에 따른 가산 없이 2시간만큼의 임금만 지급하면 됩니다. 


4. 근로자와 회사 모두에게 합리적인 ‘반차’제도 운영 방법이 있을까요?



근로자들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는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반차’와 관련된 규정을 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①‘반차’사용 시의 출·퇴근 시간, ②‘반차’사용 시의 휴게시간을 구체적으로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또한 ‘오전반차’와 ‘오후반차’의 형평성을 고려하여 적절한 출퇴근 시간을 정하거나, ‘반차’사용 시의 휴게시간은 보통 다른 근무자들의 근로시간이므로 해당 휴게시간을 지휘·감독으로부터 벗어나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도록 규정을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 외에도 ‘반차’를 사용하는 경우 근로시간을 4시간 미만으로 정하여 별도의 휴게시간을 부여하지 않는 방법 등도 있습니다. 


마치며

오늘 포스팅에서는 ‘반차’제도 운영 시 자주 발생하는 질문들과 운영 방법에 대해서 알아봤는데요.

현실적으로 근로자들에게 ‘반차’를 사용하는 날에 휴게시간을 부여해야 한다고 하면 많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이에 고용노동부 역시 ‘반차’ 사용 근로자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근로기준법 제54조의 휴게시간 준수를 위한 근로자 및 사용자의 기회비용이 증대하고 있는 것을 이유로 “1일의 근로시간이 4시간인 경우에는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명시적으로 휴게 면제 신청 시 바로 퇴근할 수 있도록” 개정하기 위한 입법예고 등이 있었지만 아직 법제화까지는 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러므로 인사담당자는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반차’운영 규정 작성을 통해 근로자들에게 발생할 수 있는 혼란을 최소화하고, 근로자 역시 무리한 요구를 하기보다는 회사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상호 간에 합리적인 ‘반차’제도를 운영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Posted by 최현준 노무사
노무법인 유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