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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진도 싫어진 시대, 승진제도 개편 방향은?

마크6 2024. 9. 4.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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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진에 대한 관점이 바뀌고 있다. 이제 직원들은 승진하려고 하지 않는다. 임포족(임원포기자), 승포자(승진포기자)라는 신조어가 생겨났을 정도다.

이들은 왜 승진을 포기할까?
과거 승진은 직장생활의 꽃이었다. 특히 임원을 '별'이라고 불렀다. 그런데 이제 임원되길 포기한다. 그리고 굳이 승진하려고 하지 않는다. 심지어 현대중공업의 경우 올해 단체협상에서 '승진거부권'을 요구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승진하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기업은 이제 승진의 변화에 대해 깊은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



왜 승진을 거부할까?

승진을 거부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첫째, 승진을 하면 회사를 일찍 떠나야 한다.
우리나라는 고용안정성이 낮은 편이다. 희망퇴직, 권고사직 등 다양한 방식으로 본인이 원하지 않는 퇴직이 이루어진다. 가장 회사를 오래 다니는 사람은 임원이 아니라 팀원이다. 임원의 경우 계약 종료 방식으로 조기에 퇴직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즉 임원으로 진급하는 것이 회사를 빨리 그만두는 지름길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직원들은 회사를 가늘고 길게 다닐 것인지 아니면 굵고 짧게 다닐 것인지 고민한다.
그 결과 임원으로 승진하는 것보다는 팀원으로 근무하는 것이 오히려 더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둘째, 승진을 하면 연장·휴일근로수당이 없어지고 오히려 휴일에 출근하게 된다.
팀장 등 관리자의 경우 연장 또는 휴일근로수당을 청구하지 못하는 기업이 많다. 솔선수범이라는 명목으로 팀장의 시간 외 근로수당 청구를 막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근무는 반대의 모습으로 이루어진다. 팀장이 되면 팀원일 때보다 연장근로를 더 많이 하게 되고, 간혹 휴일에도 회사에 출근해 일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쯤 되면 '내가 굳이 팀장으로 승진할 필요가 있나'라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셋째, 승진하면 회사가 힘들 때 먼저 급여 또는 상여를 반납한다.
경기 상황에 따라 기업의 매출은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지만, 회사가 힘들어지면 급여 또는 상여를 반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경우 고직급자부터 급여를 반납한다. 물론 고직급자의 책임이 크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항상 먼저 손해를 감수하라는 식의 희생 강요는 솔직히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이럴 바에는 승진을 하지 않고 팀원으로 남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든다.



◾️넷째, 승진은 책임만 커진다.
승진의 본래 의미는 직무의 상승을 의미한다. 그러나 실제 기업에서의 승진은 책임만 증가하는 경우가 많다. 직무의 상승은 자신의 성장과 관련되기 때문에 긍정적인 접근이 가능하다.
그러나 책임의 증가는 그리 달갑지 않다. 즉 문제가 발생하면 책임질 사람을 정하기 위해서 승진을 시키는 것이라는 부정적 접근을 하게 된다.
특히 승진에 대한 추가 보상이 적은 경우에는 더욱 책임 증가에 대한 거부감이 생기게 된다.



◾️다섯째, 승진을 하면 노동조합에서 탈퇴해야 한다.
노동조합의 영향력이 강한 기업의 경우 노동조합원으로서 얻는 혜택이 크다.
이때 노동조합원의 범위는 노사가 단체협약으로 정하게 되는데 보통 팀장 등 관리자 이상 직급은 노동조합원에서 제외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승진 후 노동조합에서 탈퇴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구성원은 승진으로 얻는 혜택과 노동조합원 자격 박탈로 잃는 손해를 비교하는 현실적인 접근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노동조합원은 정년까지 근무할 수 있는데, 비조합원은 50대 초반에 희망퇴직이 이루어진다면, 승진을 하지 않더라도 노동조합원으로서 노동조합의 보호를 받는 선택을 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여섯째, 집값 상승 등 사회 환경의 변화다.
과거에는 내 집 마련이라는 현실적인 이슈 속에서 승진을 통해 높은 연봉을 얻는 것이 매우 중요했다.
그러나 최근 가파른 집값 상승으로 연봉만으로는 집을 마련하기 어려운 현실이 됐다. 나아가 이제는 투잡, 주식, 투자, 유튜브 등 다양한 소득 증대의 기회가 있기에 굳이 승진을 통한 임금 인상에 큰 매력을 느끼지 않게 된 것이다. 


승진제도의 변화 방향성

이처럼 승진에 대한 시선이 바뀜에 따라 이제는 승진제도 역시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할 시점이 됐다. 



◾️승진 중심에서 임금 중심으로 인사관리 변경
국내 기업들의 경우 대다수가 승진 중심 인사관리를 선택했다. 5단계 직급체계로 예를 들어보면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 등 직급이 있다. 그리고 보통 4년에서 5년을 체류연수로 정하고 승진심사를 한다. 즉 4~5년을 주기로 승진을 시켜주며 조직을 관리했다.
이러한 방식은 조직이 성장하는 경우에는 매우 효과적이다. 그러나 조직이 정체되면 승진 포지션이 줄어들기 때문에 승진 탈락자가 생겨나고, 이에 따라 업무 동기가 저하되는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한다.
나아가 지금처럼 승진을 통해서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아진 상황에서는 승진 중심으로 조직을 운영하기가 더욱 어렵다.
따라서 이제는 승진 중심에서 임금 중심 인사관리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 승진을 통한 동기부여가 아니라 임금을 통해 동기부여를 해야 하는 셈이다.



◾️승진을 보상이 아니라 선발의 관점으로 접근
우리나라는 승진을 보상의 개념으로 접근했다. 즉 열심히 일한 직원을 승진시켜 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여러 문제를 낳는다.
예를 들어 팀원일 때 일을 잘한 직원이 팀장으로 승진 후 부적응하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된다. 현재 직급에서 일을 잘한 직원이 다음 직급에서 일을 잘하라는 보장이 없기에 이제는 보상이 아니라 선발의 관점에서 승진에 접근해야 한다.
이는 성과보다는 역량을 더 중요한 승진의 판단 기준으로 봐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기업은 팀원일 때 일을 잘한 사람을 팀장으로 승진시킨다. 그러나 승진 결정의 바람직한 방향은 팀장으로서의 역량을 가진 사람을 팀장으로 승진시키는 것이다.
물론 팀원일 때 기준 이상의 성과를 달성하는 것은 당연한 전제조건이다.



◾️직무의 성과책임 명확화
성과책임Accountability이란 '해당 업무가 성과를 창출할 책임'을 말한다. 조직의 팀장, 본부장 등 직책에 대해서 성과책임을 명확히 규명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성과책임 규명 없이 그저 열심히 일하는 것이 미덕이라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승진 후 업무수행 시 발생하는 모든 책임을 져야 하는 부담감을 느끼게 된다. 예를 들어 인사팀장의 성과책임은 무엇일까?
단순히 '인사관리를 잘한다'가 아닌 '인사관리의 공정성을 높인다' '노무관리의 노동법적 안정성을 높인다' '핵심인재를 육성한다' '협력적 노사관계를 구축한다' 등으로 표현된다.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 기업 중 본부장의 성과책임, 팀장의 성과책임을 규명한 기업이 얼마나 될까?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이제 본부장, 팀장 등 직무에 대한 성과책임을 명확히 규명한 후 이에 대한 책임을 인식하고 일하는 성과책임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직무급 도입
승진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방안은 직무급을 도입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승진제도의 문제점은 연공을 기반으로 승진을 결정하는 방식에서 기인한다. 연공기반 승진이란 승진연차를 기준으로 승진후보자를 선정하고 승진심사를 통해서 승진자를 결정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제 이러한 연공기반의 승진은 변화된 환경 속에서 점차 유효성을 잃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직무급은 승진을 어떻게 변화시킬까? 직무급이 도입되면 정기승진은 사라지게 된다.
직무의 상승이 곧 승진이기 때문에 승진이 수시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직무상승의 승진은 구성원 개인의 성장과 경력개발 관점으로 접근되기 때문에 승진에 대한 부작용이 대부분 해소될 수 있다.
또한 직무급 승진의 경우 직무의 가치에 맞는 임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승진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높아진다.



◾️승진을 성취동기 관점에서 접근
우리는 흔히 모든 사람이 승진을 원한다고 생각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승진은 성취동기와 연계해 생각해야 한다. 사람마다 성취동기가 다르고, 성취동기가 높은 사람이 승진을 선호한다.
그러나 성취동기가 낮은 사람은 현재 직무를 수행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 이처럼 승진은 성취동기라는 개인의 성향과 깊은 관련이 있으므로, 개인의 선택을 존중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승진제도 변화 방향이 될 수 있다.


승진제도, 이렇게 개편하라 

그렇다면 기업은 어떻게 승진제도를 개편해야 할까?



◾️팀장 등 보직자 임명 시 충분한 금전적 보상
승진 시 적정한 수준의 금전적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 최근 기업의 팀장 수당이 계속 인상되고 있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팀장 수당이 월 20만원~30만원 수준이었으나 최근에는 월 100만원~150만원 수준까지 상승했다. 팀장 등 보직자의 경우 목표 합의-수시 코칭-성과 리뷰 등 성과관리 코치 역할을 해야 하므로 매우 힘든 직무이다. 따라서 해당 직무수행을 인정하는 관점에서 승진 시 적절한 수준의 추가적인 보상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역량기반의 승진자 결정
승진자 결정의 핵심요소는 역량이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나라 대부분의 기업들은 성과평가 결과가 우수한 직원을 승진시킨다.
예를 들어 '성과평가 80%, 대표이사 20%'로 승진자를 결정하는 회사가 아직도 많은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인사평가 시 승진자 우대 현상 등 많은 문제를 발생시키며 과거 성과에 매몰되는 문제점을 야기한다.
그러므로 이제 승진제도 설계 시 성과평가는 최소 기준 정도로 인식되도록 하며, 역량에 대해 별도 진단을 통해 승진자를 결정하는 승진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승진 신청제 도입
이제 회사가 일방적으로 승진자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승진에 대한 본인의 의사를 존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승진 신청제'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 승진 신청제는 본인 스스로가 승진 신청을 하는 방식을 일컬으며, 최근 일부 기업들이 승진 신청서 제출, 승진 에세이 작성 등의 방식으로 승진 신청제를 도입하고 있다. 이러한 제도는 향후 적극적 업무 수행, 직무 적합성 강화, 본인 의사 존중 등 다양한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승진심사 시 동료평가 반영
기업 경영의 핵심이슈는 '협업Collaboration'을 어떻게 증대시킬 것인가에 있다. 협업은 가장 중요한 기업경영 요소이면서도 가장 실현하기 어려운 요소이기도 하다.
따라서 승진 시 동료평가를 반영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즉 동료들에게 인정받는 사람이 승진하는 제도를 만드는 것이다. 조직 내에서 '나 혼자 잘났다'라고 행동하는 사람과 자기 마음대로 일하는 사람이 줄어들어야 한다. 동료평가 강화를 통해 이러한 문제를 줄이고 자연스럽게 협업의 문화를 뿌리내리게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승진제도의 변화 방향에 대해서 살펴봤다.
이제 개인의 희생만을 강요하는 승진제도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그러므로 조직과 개인 모두의 건강한 성장을 돕는 새로운 승진제도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이번 실무초밀착, HR포스팅은 여기까지입니다.
이레이버는 오늘도 HR을 응원합니다.



 
Posted by 김복수 노무사
노무법인 예담HR컨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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