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재자가 회사 소유차를 사적으로 운행하다 재해를 당한 경우 회사에는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
사건번호 : 대법 94다 9085,선고일자 : 1994-09-23
【요지】 1.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 소정의 자기를 위하여 자동차를 운행하는 자는 자동차에 대한 운행을 지배하여 그 이익을 향수하는 책임주체로서의 지위에 있는 자를 의미한다 할 것이므로 통상적으로 그러한 지위에 있다고 인정되는 자동차의 소유자나 기업은 비록 제3자가 무단히 그 자동차를 운전하다가 사고를 냈다고 하더라도 그 운행에 있어 소유자의 운행지배와 운행이익이 완전히 상실되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없는 경우에는 그 사고에 대하여 위 법 동조 소정의 운행자로서의 책임을 부담하게 된다 할 것이고, 그 운행지배와 운행이익의 상실여부는 평소의 자동차나 그 열쇠의 보관 및 관리상태, 소유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운행이 가능하게 된 경우, 소유자와 운전자의 인적관계, 운전자의 차량의 반환의사 유무, 무단운행 후 소유자의 승낙 가능성, 무단운행에 대한 피해자의 주관적 인식 유무 등 객관적이고 외형적인 여러 사정을 사회통념에 따라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이를 판단하여야 하며(1993.7.13, 대법 92다 41733;1992.5.12, 대법 92다 6365;1992.3.10, 대법 91다 43710 참조), 특히 피해자가 운전자의 호의로 무상동승한 경우에는 그가 무단운행의 사정을 알았는지의 여부가 운행자의 운행지배 내지 운행이익의 상실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할 것이다(1989.3.28, 대법 88다카 2134;1984.11.27, 대법 84다카 858 참조).
2. 위 1의 행위 경우에도 무상동승자가 운전자의 무단운행에 가담하였다거나 사고 당시 이를 알고 있었다 하더라도, 그 운행경위나 운행목적에 비추어 당해 무단행위의 사회통념상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선해할 만한 사정이 있다거나 그 무단운행이 운전자의 평소 업무와 사실상 밀접하게 관련된 것이어서 소유자의 사후 승낙 가능성을 전적으로 배제할 수 없는 사정이 있는 경우 등에는 위와 같이 무상동승자가 무단운행에 가담하였다거나 이를 알고 있었다는 점만으로 소유자가 운행지배나 운행이익을 전적으로 상실하였다고 인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나, 이 사건과 같이 사망한 근로자의 무단운행이 피고회사의 업무와는 전혀 관련이 없이 순전히 심야에 장시간의 음주행락을 목적으로 하여 이루어졌고, 더구나 사고 당시에는 당해 근로자가 주취로 안전운전이 불가능한 상태에 빠져 피고회사의 피용인도 아닌 다른 사람이 역시 주취상태에서 대구시내에서 상당히 거리가 떨어진 포항시를 향하여 이 사건 승합차를 운전해 가다가 사고를 야기하게 되는 등 그 일면의 운행경위도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무모한 것인 점을 아울러 고려해 보면, 원심이 설시한 바와 같은 이 사건 승합차의 평소의 관리 및 이용상태를 감안한다 하더라도, 적어도 이 사건 사고 당시에는 가해자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 위 승합차의 운행은 그 소유자인 기업쪽 운행지배와 운행이익의 범위를 완전히 벗어난 상태에 있었다고 보는 것이 합당하다.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그 부분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거시증거를 종합하여 소외 홍×훈이 1992.1.9, 02:10경 혈중 알코올농도 0.12%의 술에 취한 상태로 피고회사 소유의 이 사건 승합차를 운전하여 대구 ○구 ○○동 소재 S정보통신 앞 편도 2차선 도로의 2차선을 따라 C주유소에서 ○○○역 방면으로 운행하던중 뒷좌석에 타고 있던 소외 최×진 등을 돌아보며 이야기를 하느라 전방 좌우를 잘 살피지 아니하여 위 도로의 2차선과 인도에 걸쳐 주차되어 있던 화물차를 발견하지 못하고 위 승합차 앞부분으로 위 화물차 뒷부분을 충돌하여 그 충격으로 위 최×진을 사망케 한 사실, 피고회사는 차량을 5대 보유하고 있으나 별도의 차량관리규정을 두지 아니하였고, 피고회사의 관리과장이 차량의 운행을 허가하고, 그 차량열쇠를 관리하는 책임을 지고 있었으나, 그 관리는 형식적이어서 업무시간의 종료후라 하여 차량의 열쇠가 모두 차량열쇠 보관함에 보관되거나 그 보관함을 잠궈두는 것도 아니었으며, 더구나 피고회사내에 주차장이 따로 구비되어 있지도 아니하여 평소 인근 도로변 등에 그 보유차량들을 주차해 온 사실, 피고회사는 도시가스의 설비 및 관리를 대행하는 업체로서 이용자의 요구가 있으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언제든지 애프터 서비스를 하여 왔고, 소외 최×진은 1991.12.10경 피고회사의 애프터 서비스 사원으로 입사하여 위 승합차를 그 업무용으로 사용하면서 출퇴근용으로도 사용하여 왔고, 퇴근후에는 자신의 집 대문앞에 주차하여 두었다가 피고회사로부터 무선호출기에 의한 연락이 있으면, 밤에도 위 승합차를 운전하여 나가 업무를 보아 왔으며, 피고회사도 최×진의 위와 같은 승합차를 이용하여 퇴근하였다가 친구인 위 최×진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위 승합차를 운전하여 나가 그날 23:00경 위 최×진 및 역시 친구인 소외 홍×훈과 그 여자친구인 소외 김×라 등을 만나 함께 술을 마신 후 포항으로 놀러가기 위하여 자신이 위 승합차를 운전하여 가다가 술기운으로 시동을 꺼뜨리는 등 운전에 곤란을 느끼게 되자 위 홍×훈으로 하여금 대신 운전하도록 하여 위 홍×훈이 운전하여 가던중 이 사건 사고를 야기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위와 같은 이 사건 승합차의 평소 관리상태, 피고회사 및 소외 최×진의 업무의 특성, 위 최×진이 그 업무 외에 출퇴근용으로도 위 차량을 사용하여 왔고 피고회사가 이를 용인하여 온 점, 이 사건 사고 당시 위 승합차의 운행목적과 그에 소요되는 예상운행시간 및 동승자들의 상호관계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사고 당시 위 승합차의 운행이 그 소유자인 피고의 운행지배를 완전히 벗어난 상태에 있던 것은 아니고 객관적, 외형적으로는 여전히 피고를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판시하고, 이 사건 사고는 소외 홍×훈이 위 승합차를 무단으로 운행하다가 야기한 것이고 위 망 최×진은 그와 같은 사정을 알면서 동승하여 놀러가다가 사고를 당한 것이므로 피고는 비록 위 승합차의 소유자이기는 하지만 그에 대한 운행지배를 상실하여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 소정의 운행자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배상책임이 없다는 피고의 항변을 배척하였다.
2.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 소정의 자기를 위하여 자동차를 운행하는 자는 자동차에 대한 운행을 지배하여 그 이익을 향수하는 책임주체로서의 지위에 있는 자를 의미한다 할 것이므로 통상적으로 그러한 지위에 있다고 인정되는 자동차의 소유자는 비록 제3자가 무단히 그 자동차를 운전하다가 사고를 냈다고 하더라도 그 운행에 있어 소유자의 운행지배와 운행이익이 완전히 상실되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없는 경우에는 그 사고에 대하여 위 법 동조 소정의 운행자로서의 책임을 부담하게 된다 할 것이고, 그 운행지배와 운행이익의 상실여부는 평소의 자동차나 그 열쇠의 보관 및 관리상태, 소유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운행이 가능하게 된 경우, 소유자와 운전자의 인적관계, 운전자의 차량의 반환의사 유무, 무단운행 후 소유자의 승낙 가능성, 무단운행에 대한 피해자의 주관적 인식 유무 등 객관적이고 외형적인 여러 사정을 사회통념에 따라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이를 판단하여야 하며(1993.7.13, 대법 92다 41733;1992.5.12, 대법 92다 6365;1992.3.10, 대법 91다 43701 참조), 특히 피해자가 운전자의 호의로 무상동승한 경우에는 그가 무단운행의 사정을 알았는지의 여부가 운행자의 운행지배 내지 운행이익의 상실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할 것이다(1989.3.28, 대법 88다카 2134;1984.11.27, 대법 84다카 858 참조).
이 사건의 경우, 먼저 원심이 채용한 갑 제8호증의 12ㆍ13, 을 가의 제4호증, 을 나의 제3호증의 1ㆍ3의 각 기재 및 영상에 의하면, 위 소외 망 최×진 같은 최×진과 홍×훈은 모두 친구지간으로 평소부터 잘 알고 지내던 사이였고, 그리하여 위 망 최×진과 홍×훈이 사건 사고 전날 23:00경 먼저 술집에서 술을 마시다가 자기 집에 있던 위 망 최×진을 전화로 불러내어 위 망 최×진이 이 사건 승합차를 타고 위 술집으로 나오게 되었는데, 잠시 후 위 망 최×진의 제의에 따라 위 승합차로 드라이브를 하기로 하여 위 3인과 위 홍×훈의 여자친구인 소외 김×라 등 4인이 위 승합차를 함께 타고 대구시내 앞산 순환도로와 수성못을 지나 붕덕동 소재 술집에 도착하여 다음날 02:00경까지 4인이 함께 술을 마시다가 다시 그곳으로부터 위 승합차를 타고 포항시까지 놀러가기로 의기가 투합하여 위 술집을 나와 처음에는 위 망 최×진이 위 승합차를 운전하고 가다가 술기운으로 차량의 시동을 꺼뜨리는 등 운전에 곤란을 느끼게 되자 위 망 최×진이 위 홍×훈에게 대신 운전하라고 하여 이에 따라 위 홍×훈이 위 승합차를 운전하여 가던 중 뒷좌석에 타고 있던 위 최×진을 돌아보며 이야기를 하다가 전방주시를 태만히 한 과실로 이 사건 사고를 일으키게 되었으며, 위 승합차의 전면과 양 측면에는 "○○도시가스"라는 상호가 식별이 용이할 정도의 크기로 기재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위 망 최×진을 제외한 나머지 3인이 이 사건 사고 전날 23:00경 위 망 최×진이 처음 술집으로 나왔을 때 위 망 최×진으로부터 자기가 근무하는 피고회사의 업무용 차량을 타고 나왔다는 말을 들었던 사실을 알 수 있는 바, 사실관계가 위와 같다면 피고회사에 고용된 위 망 최×진이 이 사건 승합차를 그 소유자인 피고회사의 승낙을 받지 아니하고 개인용무에 무단으로 사용하였고 피해자인 위 망 최×진 역시 그러한 사정을 알면서 위 승합차에 무상동승한 것은 명백하다고 할 것이다.
물론 무상동승자가 운전자의 무단운행에 가담하였다거나 사고 당시 이를 알고 있었다 하더라도, 그 운행경위나 운행목적에 비추어, 당해 무단운행이 사회통념상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선해할 만한 사정이 있다거나 그 무단운행이 운전자의 평소 업무와 사실상 밀접하게 관련된 것이어서 소유자의 사후 승낙 가능성을 전적으로 배제할 수 없는 사정이 있는 경우 등에는 위와 같이 무상동승자가 무단운행에 가담하였다거나 이를 알고 있었다는 점만으로 소유자가 운행지배나 운행이익을 전적으로 상실하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나, 이 사건과 같이 위 최×진의 무단운행이 피고회사의 업무와는 전혀 관련이 없이 순전히 심야에 장기간의 음주행락을 목적으로 하여 이루어졌고, 더구나 사고 당시에는 위 망 최×진이 주취로 안전운전이 불가능한 상태에 빠져 피고회사의 피용인도 아닌 소외 홍×훈이 역시 주취 상태에서 대구시내에서 상당히 거리가 떨어진 포항시를 향하여 이 사건 승합차를 운전해 가다가 사고를 야기하게 되는 등 그 일련의 운행경위도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무모한 것인 점을 아울러 고려해 보면, 원심이 설시한 바와 같은 이 사건 승합차의 평소의 관리 및 이용상태를 감안한다 하더라도, 적어도 이 사건 사고 당시에는 피해자인 위 망 최×진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 위 승합차의 운행은 그 소유자인 피고의 운행지배와 운행이익의 범위를 완전히 벗어난 상태에 있었다고 보는 것이 합당하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와 다른 견해에서 피고의 면책항변을 배척한 것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 소정의 자동차운행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이는 판결에 영향을 미친 것임이 명백하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그 이유가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그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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