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는 2026년 4월 9일 「공짜노동 근절을 위한 포괄임금 오남용 방지 지도 지침」, 이하 ‘지도 지침’을 발표했습니다. 포괄임금제는 사용자의 근로시간 및 법정 제수당 산정·관리 부담을 줄여준다는 측면에서 오랜 기간 활용돼 왔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장시간 근로와 이른바 ‘공짜 노동’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아왔고, 제도 폐지 또는 엄격한 제한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이미 포괄임금제의 원칙적 제한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에 다수 발의돼 있습니다. 또한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 추진단은 2025년 12월 포괄임금 오남용 방지를 추진 과제로 제시했으며, 고용노동부 역시 2026년 2월 포괄임금 오남용 기획감독을 실시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을 고려하면 이번 지도 지침은 단순한 가이드 수준을 넘어, 향후 근로감독과 사건처리 과정에서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기업 현장에서는 포괄임금제 운영 실태와 근로시간 관리 체계를 다시 점검하고, 실질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지도 지침의 핵심 취지는 결국 ‘실근로에 따른 정당한 보상’입니다. 기업은 이 취지에 맞춰 포괄임금 약정과 고정OT 약정을 명확히 구분하고, 고정OT 약정을 운영하는 경우에도 근로시간 기록·관리 체계를 함께 정비해야 합니다.
나아가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직무에 대해서는 사업장 밖 간주근로시간제, 재량근로시간제 등 근로시간 계산의 특례 제도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포괄임금제와 고정OT 약정, 무엇이 다릅니까?
먼저 포괄임금제와 고정OT 약정의 구분이 선행돼야 합니다.
포괄임금제는 법정수당을 실제 근로시간과 무관하게 기본급에 포함해 산정하거나, 별도의 정액으로 지급하는 방식입니다. 그동안 판례는 업무 특성상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경우에 한해, 당사자 간 명시적 합의가 존재하고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을 때만 이를 제한적으로 인정해 왔습니다.
반면 고정OT 약정은 근로계약을 통해 일정한 연장근로 시간을 사전에 정하고, 이에 대한 법정수당을 미리 월급에 포함해 지급하는 방식입니다. 실제 근로시간 산정 자체를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경우를 전제하는 포괄임금제와는 구조적으로 차이가 있습니다.
따라서 포괄임금제 금지가 곧바로 고정OT 약정의 폐지를 의미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고정OT 약정이더라도, 약정 시간을 초과한 실제 연장근로에 대해 추가 수당을 지급하지 않는다면 포괄임금제 오남용 사례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기업이 가장 주의해야 할 지점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고정OT제, 운영 자체보다 ‘운영 방식’이 중요합니다
고정OT제를 운영하는 경우 근로계약서에 기본급과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을 명확히 구분해 기재하고, 이에 대해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야 합니다.
이때 업무상 고정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연장·야간·휴일근로시간을 합리적으로 설정해야 합니다. 또한 해당 시간에 따른 수당액과 계산 방식이 근로기준법상 법정수당 기준에 부합하는지도 함께 점검해야 합니다.
특히 연장·야간·휴일근로 시간을 각각 구분하지 않고 단순히 ‘시간외수당’으로 합산하면서, “시간외수당에는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이 모두 포함돼 있다”고 약정하는 방식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방식은 정액수당제 형태의 약정으로 판단될 수 있고, 향후 근로감독 과정에서 고용노동부의 시정명령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기업은 고정OT제를 유지하더라도, 약정 구조와 임금 항목, 산정 방식, 초과근로 발생 시 추가 지급 기준을 선제적으로 정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근로시간 기록·관리는 이제 선택이 아닙니다
근로시간 기록·관리는 선택이 아닌 필수 영역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현행법상 근로시간 기록 자체를 명시적으로 의무화한 규정은 아직 없습니다.
그러나 사용자는 주 52시간 상한을 준수해야 하고, 임금대장과 임금명세서에 근로시간을 기재해야 합니다. 결국 실질적으로 근로시간을 파악하고 관리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 추진단 역시 근로시간 기록·관리 제도화를 추진하겠다는 방향을 밝힌 상태이며, 관련 법 개정 논의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기업의 근로시간 기록·관리 체계 구축 필요성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근로자가 법정수당을 청구하는 경우, 회사에 근태자료가 없다면 이를 반박하기 어렵습니다. 이 경우 근로자가 주장하는 근로시간이 인정될 수 있고, 그에 따라 미지급 수당 등 법적 책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기업은 근로시간 측정 및 관리 방식에 대한 기준과 방침을 마련해야 합니다.
근로시간 확인 방법은 근로기준법에서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회사 사정에 따라 다양한 방식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업무일지 작성, 출퇴근 명부 작성 등 수기로 근태기록을 남기는 방식도 가능하고, 근태시스템, 타임카드, 사업장 출입 기록 등 전자·기계적 방식으로 확인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다만 이러한 방식을 채택하더라도 “사업장에 들어온 시간과 나간 시간 전부를 근로시간으로 인정할 것인가”라는 문제가 남습니다.
또한 구성원이 출입 기록을 제대로 태그하지 않는 경우의 처리 문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정확한 근로시간 수를 파악하는 데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습니다.
이때 기업이 함께 고려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연장근로 사전신청제입니다.
연장근로 사전신청제로 초과근로를 제도 안에서 관리해야 합니다
연장근로 사전신청제는 초과근무가 필요한 경우 사전에 관리자의 승인을 받아 연장·야간·휴일근로를 실시하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이 제도는 무분별한 초과근로를 방지하는 동시에 수당 분쟁을 예방할 수 있고, 주 52시간제 위반 리스크 관리에도 효과적입니다.
현행 근로기준법상 연장근로는 당사자 간 합의를 요건으로 합니다. 따라서 연장근로 사전신청제는 연장근로에 대한 합의 절차를 명확히 하는 장치로도 기능할 수 있습니다.
해당 제도는 ‘사전 신청 → 관리자 검토·승인 → 사후 확인’의 3단계 프로세스로 설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첫째, 사전 신청 단계에서는 근로자가 예상되는 초과근무 시작 및 종료 시각을 기재하고, 정해진 절차에 따라 사전 신청하도록 해야 합니다. 제도 도입 시 반드시 취업규칙을 개정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내부 공지나 운영 가이드 배포를 통해서도 도입할 수 있습니다.
둘째, 관리자 검토·승인 단계에서는 승인권자가 업무 관련성 및 긴급성, 초과근로시간의 적정성, 누적 초과시간, 시간외근로 제한 대상자 여부 등을 검토해 승인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이때 관행적인 승인은 지양해야 합니다. 다만 초과근로의 필요성이 명백함에도 이를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것 역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셋째, 사후 확인 단계에서는 근태관리 시스템 등을 통해 실제 초과근로시간을 확정하고, 이에 상응하는 수당을 지급해야 합니다. 또는 근로자대표와의 서면합의가 있는 경우 보상휴가를 부여할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긴급한 업무 수행 등 불가피한 사정으로 사전 신청이 어려운 경우에는 사후 승인 절차를 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실제 업무 수행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초과근로까지 제도 내에서 관리해야 향후 분쟁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근로시간 산정이 어렵다면 특례 제도 활용도 검토해야 합니다
포괄임금제를 활용해 온 기업 중에는 근로시간 산정이 어렵다는 현실적인 이유로 해당 제도를 채택한 경우도 많습니다. 외근이 많은 영업직처럼 근로시간 산정이 물리적으로 어려운 경우도 있고, 연구·개발직처럼 업무 특성상 일반적인 근로시간 관리 방식이 적합하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이번 지도 지침도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사업장에 대해 근로시간 특례 제도의 활용을 적극 권고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제도가 사업장 밖 간주근로시간제와 재량근로시간제입니다.
사업장 밖 간주근로시간제는 근로자가 출장이나 기타 사유로 사업장 밖에서 근로해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경우, 소정근로시간 또는 통상 필요한 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입니다.
재량근로시간제는 업무의 성질에 비추어 업무 수행 방법을 근로자의 재량에 위임할 필요가 있는 경우, 사용자와 근로자대표 간 서면합의로 정한 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입니다.
두 제도는 근로시간을 특정 시간으로 간주함으로써 실제 근로시간 측정의 어려움을 법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법에서 정한 업무에만 적용해야 하고, 근로자대표와의 서면합의 등 일정한 요건도 갖추어야 합니다. 따라서 도입 전 적용 대상 업무, 제도 요건, 서면합의 사항 등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Posted by 김동미 노무사
노무법인 미담
'인사, 노무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근로감독이 ‘노동감독’으로 대폭 강화…기업들, 사전 점검 리스트는? (0) | 2026.07.22 |
|---|---|
| 🗓️지금 안 하면 늦어요! 2026 연차사용촉진, HR실무자가 꼭 봐야 할 Q&A 11 (0) | 2026.07.22 |
| 불법파견 리스크, 협력업체 선정 단계에서 이미 시작됩니다 (0) | 2026.07.14 |
| 26. 05. 15. 노동절 관련 근로기준법 적용 지침 (0) | 2026.05.21 |
| 퇴사자 이월 연차, 수당·퇴직금 정리하는 방법 (0) | 2026.05.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