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하도급을 운영하는 회사라면 가장 많이 고민하는 이슈가 있습니다.
바로 불법파견 또는 위장도급으로 판단될 위험입니다.
실무에서는 사내하도급 계약서를 잘 작성하고, 원청이 직접 지휘·명령하지 않도록 운영상 주의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적법한 사내하도급은 계약 체결 이후의 운영관리에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출발점은 더 앞에 있습니다.
바로 어떤 협력업체를 선정하느냐입니다.
불법파견 판단은 크게 두 단계로 이루어집니다
법원과 고용노동부가 불법파견이나 위장도급 여부를 판단할 때는 대체로 두 가지 측면을 봅니다.
첫 번째는 협력업체가 사업주로서의 실체를 가지고 있는지입니다.
협력업체가 독자적인 조직과 자본, 인력관리 능력, 전문성, 기획력, 경영능력을 갖추고 있는지를 확인합니다.
즉, 단순히 명의만 존재하는 회사인지, 실제로 독립적인 사업 운영이 가능한 회사인지를 보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 종이쪽지뿐인 유령회사나 페이퍼 컴퍼니에 가까운 업체라면 도급의 실체를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두 번째는 원청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에게 상당한 지휘·명령을 했는지입니다.
협력업체의 실체가 인정되더라도, 원청이 협력업체 근로자에게 직접 업무지시를 하거나 근태를 관리하거나 인사평가에 관여한다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적법한 사내하도급이 되려면
협력업체 자체가 독립된 사업주로서 실체를 갖추고 있어야 하고, 실제 운영 과정에서도 원청의 직접 지휘·명령이 없어야 합니다.
그런데 실무에서는 ‘업체 선정’의 중요성을 놓칩니다
많은 인사담당자들은 “괜찮은 협력업체를 고르는 것”을 1단계, 즉 사업주로서의 실체 판단에만 관련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협력업체 선정 단계에서는 기본적인 서류만 확인하고, 실제 리스크 관리는 계약 체결 이후의 운영관리에서 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협력업체를 어떻게 선정하느냐는 단순히 1단계 판단에만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오히려 2단계인 원청의 상당한 지휘·명령 여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왜냐하면 협력업체가 도급업무를 독자적으로 수행할 역량이 부족하면, 결국 원청이 업무를 직접 지시하거나 세부적으로 관리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처음부터 업무수행 능력이 부족한 업체를 선정하면, 운영 과정에서 원청의 개입이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 개입이 누적되면 불법파견 판단의 중요한 징표가 될 수 있습니다.
‘괜찮은 협력업체’는 어떤 업체일까요?
그렇다면 어떤 업체를 선정해야 할까요?
첫째, 우리 회사에만 의존하는 업체보다는 다양한 거래처를 가진 업체가 좋습니다.
특정 원청에만 전적으로 의존하는 업체는 독립된 사업주로서의 실체가 약하다고 평가될 여지가 있습니다.
반대로 여러 회사와 지속적으로 거래하고 있다면 독자적인 사업 기반과 영업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둘째, 4대보험 가입 및 국세·지방세 완납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협력업체가 근로자를 제대로 고용하고 관리하는지, 기본적인 사업 운영 체계를 갖추고 있는지는 매우 중요한 확인 포인트입니다.
4대보험 가입내역, 국세완납증명서, 지방세완납증명서 등은 협력업체의 기본적인 사업 안정성과 관리 수준을 확인하는 자료가 됩니다.
셋째, 도급업무를 스스로 기획하고 개선할 수 있는 역량이 있는지 봐야 합니다.
단순히 인력을 공급하는 수준에 그치는 업체라면 위험합니다.
적법한 도급관계에서는 협력업체가 자신이 맡은 업무를 독자적으로 수행하고, 필요한 경우 업무방식 개선이나 품질관리까지 주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업체 선정 단계에서는 단순 견적 비교에 그쳐서는 안 됩니다.
해당 업체가 유사 업무 수행 경험이 있는지, 현장관리자를 보유하고 있는지, 자체 교육체계나 업무 매뉴얼을 갖추고 있는지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입찰공고 단계부터 리스크 관리를 시작해야 합니다
중요한 점은 이 모든 확인과 검증이 계약 체결 직전에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적법한 사내하도급을 위해서는 입찰공고 단계에서부터 협력업체의 자격요건과 평가기준을 명확히 설계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입찰공고문이나 제안요청서에 다음과 같은 사항을 반영할 수 있습니다.
협력업체의 유사 업무 수행 경험, 독립적인 현장관리 체계, 4대보험 가입 및 세금 완납 여부, 자체 교육 및 안전관리 체계, 업무 개선 제안 능력 등을 평가항목으로 포함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야 나중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도 회사가 단순히 저가 업체를 선정한 것이 아니라,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춘 협력업체를 선정하기 위해 합리적인 절차를 거쳤다는 점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Posted by 이종언 노무사
노무법인 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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