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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건강검진, 근로자가 유급휴가 달라면?

마크6 2025. 11. 12.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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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안법, ‘검진 실시 의무’만 규정…시간 보장은 사업주 재량

"직장인 건강검진은 회사와 근로자의 의무인데, 왜 회사는 건강검진을 위한 휴가는 따로 주지 않는 거죠?"

연말이 다가오면서 건강검진 대상 직장인들이 병원으로의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근로자는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일정 시간을 확보해야 하지만, 회사가 근무시간 중 검진을 허용하지 않는 경우엔 연차를 사용하거나 휴일에 병원에 방문해야 한다.
 
직장인 건강검진을 의무화하고 있는 규정은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찾아볼 수 있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건강검진을 실시해야 한다.
이에 따르면 사무직은 2년에 한 번, 비사무직은 1년에 한 번 건강검진을 실시해야 한다.

근로자가 건강검진을 받지 않은 경우 사업주는 최소 10만 원부터 최대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반대로 근로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검진을 거부하는 경우 근로자 개인에게도 과태료(5~15만 원)를 부과한다고 규정돼 있다.

그렇다면 이처럼 사용자와 근로자 모두에게 의무인 건강검진을 이유로 근로자는 사용자에게 유급휴가를 요구할 수 있을까?
 


건강검진 위한 유급휴가 제공, 법적 의무 없다

근로자가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유급휴가를 요구할 경우, 단체협약 취업규칙을 먼저 살펴야 한다.
법에는 산업안전보건법상 건강검진을 실시할 의무만 규정돼 있을 뿐 건강검진 시간을 보장하는 법령은 없기 때문이다.

송연창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195조에서 '사업주는 건강검진이 원활히 실시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야 한다'는 협조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사용자가 근무시간 중 건강검진을 받도록 지휘ㆍ명령하는 경우 유급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견해가 있다"고 설명했다.

송 변호사는 "다만 산업안전보건법상 유급 처리에 관한 명확한 근거규정이 없고, 건강검진을 반드시 근로시간 중 받도록 해야 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며 "현행 규정상 '사용자가 유급 외출을 불허할 때 산업안전보건법상 위반이냐'고 질문한다면 그렇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미소 노무법인 HRS 대표공인노무사는 "근로기준법과 산업안전보건법에는 건강검진을 위해 시간을 보장해야 한다는 법령이 없다. 따라서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 건강검진 날짜를 유급휴가로 보장한다는 규정이 없다면 회사가 이를 보장할 이유는 없다"며 "고용노동부에서 근로자가 건강검진을 받을 때 유급휴가를 권고하고 있기는 하지만 법을 개정하기 전까지 크게 효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노무사는 실무상 갈등을 피하기 위한 현실적 방안을 제시했다.
이 노무사는 "근로자와의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말이나 근무 외 시간대에 검진을 받도록 권장하거나 월급제 근로자라면 검진 시간을 별도로 급여에서 차감하는 방식으로 처리하는 것이 원만한 방안이 될 수 있다"며 "대부분의 회사들이 실제로는 건강검진을 받을 땐 연차를 사용하게 하거나 검진 시간만큼 근무시간에서 차감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송 변호사는 "산업안전보건법상 건강검진이 아닌 근로자 개인의 필요에 따른 건강검진이라면 이를 유급으로 처리해 줄 의무는 당연히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차 써서 건강검진 받아라"…문제될까?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연차휴가를 사용해 건강검진을 받을 것을 강제한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근로자의 연차휴가 시기지정권이 침해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 노무사는 "건강검진을 받는 날짜에 근로자에게 연차 사용을 강요한다면 근로기준법 제60조 5항에 보장된 근로자의 연차유급휴가 시기지정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며 "연차휴가는 가급적이면 강요하지 않는 것이 좋다. 법적 분쟁으로 이어지면 형사처벌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송 변호사는 "건강검진은 사업주의 의무인데, 사업주가 이를 이행하기 위해 근로자가 평일에 건강검진을 받도록 하면서 휴가 사용을 강제한다면 그 맥락에서는 연차유급휴가 시기지정권 위반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이어 송 변호사는 "다만 근로자가 특정한 근무일에 산업안전보건법상 건강검진을 받겠다고 먼저 나서는 경우 이를 무급으로 처리하거나, 휴가를 쓰도록 권하는 경우라면 산업안전보건법상 위반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봤다.

 

 

박정현 기자 axs@elabor.co.kr
월간 노동법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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