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왕자와 같은 마음....

인사, 노무이야기

업무 단톡방에 음란물 전송 실수… 회사도 배상 책임 진다

마크6 2026. 3. 19. 17:17
728x90
SMALL

업무용 카카오톡 단체대화방, 이제는 ‘운영 원칙’까지 점검해야 합니다


업무용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은 이제 기업의 일상적인 업무 수단이 됐습니다.
공지 전달, 일정 공유, 자료 요청, 긴급 대응까지 대부분의 업무가 단톡방에서 이뤄지다 보니, 실무자 입장에서는 편리함만큼이나 관리 리스크도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법원은 업무용 단체대화방에 음란물이 실수로 게시된 사건에서, 해당 게시물을 올린 직원 개인뿐 아니라 회사에도 위자료 배상책임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단순한 개인의 실수로 보기 어렵고, 업무시간 중·업무용 채널에서 발생한 행위라면 회사의 사용자책임이 문제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입니다.

이번 판결은 기업 인사노무 실무자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던집니다.
이제 업무용 단톡방은 단순한 ‘소통 수단’이 아니라, 운영 기준과 교육, 사후 대응체계까지 갖춰야 하는 관리 대상이라는 점입니다.


1. 사건 개요: “실수로 올린 음란물”, 회사도 책임졌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최근 같은 회사 직원이 업무용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 음란물 썸네일과 링크를 게시한 사건과 관련해, 게시한 직원과 회사가 피해 직원에게 위자료 50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해당 직원은 게시물 전송 약 10분 뒤 이를 삭제하고 사과문도 올렸습니다. 또 회사는 외부 자문을 거쳐 “우연적이고 1회성 실수이며, 직장 내 지위를 이용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직장 내 성희롱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징계 무혐의 처분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피해 직원은 별도로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법원은 이 행위를 불법행위로 인정했습니다.

2. 법원의 판단: “업무용 단체대화방에는 주의의무가 있다”
법원이 주목한 핵심은 단순히 게시물의 내용만이 아니었습니다.
문제가 된 공간이 회사 구성원들이 업무용으로 사용하던 단체대화방이었다는 점, 그리고 게시 시점이 업무시간 중이었다는 점이 중요하게 작용했습니다.

법원은 다음과 같은 취지로 판단했습니다.
해당 게시물은 평균적인 사람에게도 성적 혐오감이나 불쾌감을 유발할 수 있는 수준이다.
업무용 단체대화방에 글을 게시할 경우, 다른 구성원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는 내용이 올라가지 않도록 주의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실수로 전송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위법행위가 성립할 수 있다.

즉, 법원은 “실수였는가”만 본 것이 아니라,
업무용 채널을 사용하는 근로자에게 요구되는 주의의무가 있었는가를 함께 본 것입니다.

3. 왜 회사까지 책임졌을까: 사용자책임 인정
이번 판결에서 실무상 가장 눈여겨볼 대목은 회사 책임이 함께 인정됐다는 점입니다.
법원은
해당 카톡방이 업무용 단체대화방이었고
게시 시점이 업무시간 중이었으며
해당 행위가 회사의 사무집행과 완전히 무관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을 들어
회사가 민법 제756조상 사용자책임을 부담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많은 기업이 업무용 단톡방을 비공식적이고 사적인 커뮤니케이션 도구처럼 여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업무 지시, 보고, 협업이 이루어지는 공간이라면, 그 안에서 발생하는 문제 역시 업무 관련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즉, “직원이 실수로 올린 것이니 회사와는 무관하다”는 주장이 항상 통하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4. 직장 내 성희롱은 아니라고 봤는데, 왜 손해배상은 인정됐을까
이 사건에서 회사는 최초 조사 단계에서 직장 내 성희롱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민사소송에서는 별도로 불법행위가 인정됐습니다.

이 지점은 인사실무에서 특히 중요합니다.
즉, 사내 조사 결과와 법원의 민사상 책임 판단은 반드시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이번 판결의 취지를 보면, 향후 유사 사안에서는 해당 행위가 직장 내 성희롱으로까지 평가될 가능성도 충분히 논의될 수 있습니다.
직장 내 성희롱은 반드시 반복적이어야 하거나, 행위자에게 명확한 고의가 있어야만 성립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결국 기업 입장에서는 “고의가 아니었다”, “한 번의 실수였다”, “곧바로 삭제하고 사과했다”는 사정만으로 안심하기 어렵습니다.

5. 기업이 지금 점검해야 할 실무 포인트
이번 판결은 업무용 단체대화방을 운영하는 기업이라면 최소한 다음 사항을 점검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1️⃣업무용 단체대화방 운영 원칙을 명확히 둘 것
업무용 채널에서 허용되는 대화 범위와 금지행위를 명문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음란물, 외모 평가, 성적 발언, 비하 표현, 욕설, 확인되지 않은 소문 유포 등은 명확히 금지 대상으로 둘 필요가 있습니다.


2️⃣단톡방도 직장 내 괴롭힘·성희롱 예방교육의 범위에 포함할 것
오프라인 회식이나 대면 대화만이 아니라, 카카오톡·메신저·사내 협업툴 등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채널에서도 동일한 기준이 적용된다는 점을 교육해야 합니다.


3️⃣사고 발생 시 신속한 조사와 조치를 할 것
문제 게시물이 올라온 경우에는 삭제 여부만 볼 것이 아니라, 피해자 보호 조치, 사실관계 조사, 재발방지 조치, 필요 시 징계 검토까지 신속히 진행해야 합니다.


4️⃣면책 항변을 위한 사전관리 흔적을 남길 것
회사가 사용자책임을 줄이거나 면하기 위해서는, 평소 관련 지침을 마련하고 교육했는지, 위반 시 제재체계를 운영했는지 등이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즉, 규정만 두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공지·교육·운영해 온 흔적이 필요합니다.


5️⃣외부인 포함 단체방은 더 엄격하게 볼 것
최근에는 거래처, 협력업체, 고객사와 함께 운영하는 단체대화방도 많습니다.
이 경우 부적절한 발언이나 게시물은 사내 문제를 넘어 회사 간 분쟁, 평판 훼손, 거래 리스크로 확대될 수 있습니다.

업무용 단체대화방은 더 이상 가벼운 소통 공간이 아닙니다.
법원은 이번 판결을 통해, 업무용 채널에서는 구성원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는 내용이 게시되지 않도록 근로자에게 주의의무가 있고, 일정한 경우 회사도 사용자책임을 질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실무적으로는 단톡방 사고가 발생한 뒤 대응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이제는 사전에 운영 원칙을 정하고 교육하고 위반 시 즉시 대응하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인사노무 담당자라면, 업무용 카카오톡 단체대화방 역시 직장 내 성희롱·괴롭힘 예방과 노무 리스크 관리의 범위 안에 포함되는 영역이라는 점을 명확히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Posted by 이동희 기자
월간 노동법률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