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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금 지연이율, 왜 퇴직자와 재직자가 다를까?

마크6 2026. 4. 3.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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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이 중간정산 퇴직금에 연 20% 지연이율을 적용하지 않은 이유


퇴직금은 늦게 지급하면 연 20%의 지연이자가 붙는다고 알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인사노무 실무에서도 “퇴직금이 늦어지면 당연히 근로기준법상 지연이율이 적용되는 것 아닌가?”라고 이해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최근 대법원은 재직 중 지급되는 퇴직금 중간정산에 대해서는 이와 같은 연 20% 지연이율을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같은 퇴직금인데도 왜 퇴직자와 재직자에게 적용되는 지연이율이 달라지는 걸까요?
이번 판결(대법2025다214123 , 선고일자 : 20260312)은 그 이유를 법적 구조와 제도의 취지 측면에서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이번 사건은 한진 전현직 근로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통상임금과 평균임금 미지급분, 그리고 그에 따른 법정수당·퇴직금 차액 및 지연손해금을 청구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소송에서는 개인연금보험료, 중식대, 일부 상여금과 직무급의 통상임금성이 인정됐고, 조식대·석식대·야식대의 임금성도 일부 인정됐습니다.
다만 이번 판결에서 HR 실무자들이 특히 주목할 부분은 통상임금 범위 자체보다도, 퇴직금 지연손해금 계산 기준입니다.

쟁점은 단순합니다.
퇴직 후 지급되어야 할 퇴직금과, 재직 중 근로자의 요청으로 지급되는 중간정산 퇴직금에 같은 지연이율을 적용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습니다.

근로기준법은 근로자가 사망하거나 퇴직한 경우, 사용자가 임금이나 보상금 등을 지급 사유 발생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청산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지연일수에 대해 연 20%의 지연이자를 지급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퇴직자의 퇴직금은 이 규정의 적용 대상이 됩니다. 퇴직이라는 사건이 발생했고, 그에 따라 사용자의 청산의무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재직 중 퇴직금 중간정산은 구조가 다릅니다. 중간정산 퇴직금은 근로자가 아직 퇴직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택 구입 등 일정한 법정 사유가 있을 때,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하여 예외적으로 미리 지급하는 금액입니다. 즉, 퇴직을 전제로 당연히 발생하는 청산채무가 아니라, 법이 허용한 예외적 제도를 통해 지급되는 성격이 강합니다.

대법원은 바로 이 점에 주목했습니다. 퇴직급여법은 중간정산 퇴직금에 대해 일반 퇴직금과 같은 14일 이내 청산의무를 두고 있지 않으며, 근로기준법상 지연이율 규정을 중간정산 퇴직금에까지 확장해서 볼 수도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다시 말해, 퇴직 후 지급해야 하는 퇴직금과 재직 중 합의에 따라 지급하는 중간정산 퇴직금은 법적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지연이율도 동일하게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대법원이 제시한 이유는 실무적으로도 꽤 설득력이 있습니다. 만약 재직 중 중간정산 퇴직금까지 연 20%의 높은 지연이율을 일률적으로 적용하게 되면, 회사 입장에서는 중간정산 요청을 받아들이는 것 자체가 큰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사용자가 중간정산 합의에 응할 유인이 약해지고, 결과적으로 중간정산 제도 자체의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대법원은 단순히 문언만 본 것이 아니라 퇴직금 중간정산 제도의 운영 가능성까지 함께 고려한 셈입니다.

결국 이번 판결은 이렇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퇴직자의 퇴직금은 퇴직이라는 법정 사유가 발생했고, 그에 따라 사용자의 청산의무가 생기므로 근로기준법상 연 20% 지연이율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반면 재직자의 중간정산 퇴직금은 퇴직 이후의 청산 문제가 아니라 재직 중 예외적으로 이뤄지는 합의 지급이므로, 같은 방식의 연 20% 지연이율을 적용할 수 없고 소송촉진법상 이율 판단 구조로 보게 됩니다. 쉽게 말하면, 둘 다 이름은 퇴직금이지만 법은 이를 같은 채무로 보지 않은 것입니다.

HR 실무에서는 이 판결이 주는 메시지가 분명합니다. 우선 퇴직금 관련 분쟁이 발생했을 때, ‘퇴직금’이라는 명칭만 보고 동일한 지연이율을 기계적으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점입니다. 해당 금액이 실제 퇴직에 따라 발생한 법정 퇴직금인지, 아니면 재직 중 중간정산된 금액인지에 따라 법적 취급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중간정산 제도를 운영하는 기업이라면, 중간정산의 법적 성격과 지급 절차, 사유 요건, 지급 시점 관련 기준을 내부적으로 보다 명확히 정리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판결은 결국 “퇴직금은 다 같은 퇴직금이 아니다”라는 점을 다시 확인시켜 줍니다. 퇴직자에게 지급하는 퇴직금은 퇴직 후 신속한 생활 안정을 위한 청산의 의미가 강하지만, 재직 중 중간정산 퇴직금은 제도상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사전 지급이라는 점에서 다르게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퇴직금 지연이율이 왜 퇴직자와 재직자에게 다르게 적용되는지 궁금했다면, 이번 대법원 판결은 그 답을 비교적 명확하게 제시한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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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동희 기자
월간 노동법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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