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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음료회사 기린, 경영전략 회의 'AI 임원' 등장, 일본 기업의 DX 인재 육성 현황

마크6 2025. 9. 25.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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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임원까지 등장한 일본 기업, DX 인재 육성 어떻게 하고 있나

일본 기업들은 고령화와 AI 확산 속에서 기존 인력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핵심 과제로 삼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심리적 안전망 실패 허용 문화를 바탕으로 시니어 인력들이 안심하고 새로운 기술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으며,
세대 간 협력과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시니어와 주니어의 역량을 결합하고 실전형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7월, 기린홀딩스 경영전략 회의에 'AI 가상 임원'이 등장했다.
10년 치 내부 자료와 업계 정보를 학습한 AI가 CEO 등 의사결정권자에게 핵심 논점을 제시한 것이다.
보수적인 일본 대기업에서 이런 혁신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기린 DX 도장道場' 등 수년간의 DX 인재 육성 노력이 있었다.
급속한 고령화, 팬데믹, 생성형 AI 확산 속에 일본 기업들은 오히려 창의적이고 체계적인 DX 인재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업무 효율화와 사업 혁신의 열쇠, DX 인재

일본 기업들이 고령화로 인한 만성적인 인력 부족을 외국인 인재 영입으로 보완해 온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언어 장벽이라는 현실적 한계로 외국인 인력에만 의존할 수는 없기에 기존 인력의 업무 효율화를 통한 생산성 혁신에 주목했고,
그 핵심에 구성원의 디지털 인재화가 자리잡았다.

이러한 내부 역량 강화의 필요성은 최근 들어 더욱 절실해졌다.
코로나 팬데믹이 촉발한 디지털화 물결과 생성형 AI로 인한 산업 변화는 일본 기업에 절실한 위기의식을 심어주었다.
여기에 글로벌 기업들과의 치열한 경쟁이 더해지며 DX 추진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일본 정부 역시 자국 기업들이 DX 경쟁에서 뒤처지는 근본 원인을 '디지털 역량을 갖춘 인력의 절대적 부족'으로 진단했다.
이에 일본의 경제산업성은 2022년 '디지털 스킬 표준Digital Skill Standard, DSS'을 공표해 디지털 인재에게 필요한 핵심 역량을 체계화했다.
기업들이 일관된 기준으로 인재를 육성할 수 있도록 통일된 지침을 제공한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가이드라인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실제 현장에서는 각 기업의 상황과 문화에 맞는 창의적 접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실효성 있는 디지털 인재육성을 위해 일본 기업들은 어떤 시도를 하고 있을까?



일본 기업들의 DX 인재 육성 전략

DX 전환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이다.
기존 업무에 익숙한 구성원들이 새로운 디지털 스킬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떨쳐내고 과감히 도전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관건이다.
이를 위해 일본 기업들이 주목한 핵심 전략은 바로 '실패 허용 문화' 구축이었다.

 

📍도요타 : 비전공자도 안심하고 도전하는 DX 인재 양성
도요타는 2021년, 도요타 아키오Toyoda Akio 회장이 "향후 3년간 디지털화 세계 최고 수준 기업이 되겠다"고 선언하며 강력한 DX 혁신을 시작했다.
전통적인 하드웨어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퍼스트Software First' 조직으로 전환하고, 핵심 프로그램인 'DIGDigital Innovation Garage'를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구성원들은 현 직무를 유지한 채 65시간의 DIG 교육을 받은 뒤, DIG 조직으로 이동해 실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투입된다.
이후 개발자, 프로덕트 디자이너, 프로덕트 매니저 중 하나를 선택해 500시간 동안 8명씩 팀을 이뤄 집중 OJT를 받고, 실전 툴 개발에 참여한다.



DIG의 철학은 명확하다. 외부에 의존하지 않고 내부 역량만으로 승부를 본다는 것이다.
하지만 더 주목할 점은 '언제든 복귀 가능'이라는 안전장치다.
교육 도중 적성이 맞지 않으면 주저 없이 본래 직무로 돌아갈 수 있어, 4050 베테랑 사원들까지도 안심하고 제2의 커리어에 도전하고 있다.



시니어들의 디지털 감각을 깨우는 방법

DX 전환에서 가장 설득하기 어려운 대상이 바로 시니어 인력이다.
이들 중 다수는 "은퇴까지 몇 년 남지 않았는데 굳이 새로운 기술을 배워야 할까?"라는 의문을 가진다.
조직 내 영향력은 크지만 오랜 경험으로 업무방식이 굳어져 새로운 학습에 대한 저항감이 큰 이들을 어떻게 변화에 동참시킬 수 있을까?
일본 기업들은 세심한 맞춤형 전략으로 이 난제를 풀어가고 있다.

 

📍미쓰비시 머티리얼 : 리버스 멘토링 진행
미쓰비시 머티리얼은 2020년부터 젊은 직원들이 임원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하는 '리버스 멘토링'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인 2030 구성원들과 임원을 일대일로 매칭해 월 1~2회 만나도록 하는 방식이다.
그 중에서도 2023년에 개편한 매칭 방식이 흥미롭다.
멘티인 경영진이 직접 자신의 '어필 시트Appeal Sheet'를 작성해 멘토에게 하고 싶은 말부터 가족구성, 취미까지 인간적 면모를 드러내며 자기 PR을 한다.
반대로 멘토는 멘티 후보를 3순위까지 선택할 수 있게 해 원하는 멘티와 매칭될 확률을 높였다.
'월 1회 의무'라는 경직된 규칙도 '멘토링 기간 내 최소 3회'로 유연화했다. 그 결과 멘토 지원자가 1년 만에 2배로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멘토의 니즈를 세심하게 고려한 운영이 참여 동기를 끌어올린 것이다.



📍ANA항공 : 시니어 디지털 역량 강화 지원
ANA항공은 2023년부터 50~58세의 수석 사원들을 위한 '미래 경력 리부팅'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전문 경력 컨설턴트가 반년간 맨투맨으로 밀착 지원하며 새로운 자격 취득과 스킬 향상을 돕는다.
전 직종 약 4,000명이 대상이며 자발적 참여를 원칙으로 한다.
해당 프로그램의 참가자였던 한 공항 운영 책임자 출신 시니어 구성원은 GASGoogle Apps Script를 습득, 현재 공항 운영의 디지털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수십 년간 축적된 노하우와 디지털 역량이 만나 사용자의 고충을 시원하게 해결해주는 앱을 만드는 등 든든한 사내 해결사로 거듭난 것이다.
"새로운 기술을 익히고 후배들에게 전수하며 다시 한 번 일의 보람을 느낀다"라는 참여자들의 반응이이 프로그램의 성공적인 결과를 나타낸다.




디지털 교육이 비즈니스 성과가 되는 여정

DX 인재 육성의 최종 목표는 실제 비즈니스 성과이기에 개별 구성원의 동기 부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소수 전문가 집단에만 의존하던 기존 방식에서 탈피해 조직 전체의 디지털 역량을 끌어올려야 진정한 변화가 가능하다.

 

📍호시노리조트 : 디지털 스킬로 글로벌 경쟁력 확보
일본의 전통 료칸에서 출발해 현재 60개 거점을 운영하는 호시노리조트는 대담한 실험을 단행했다.
무려 3,500여 명의 전 직원을 디지털 인재로 변화시킨 것이다. 이는 마치 '시민과학자' 개념과 같다.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모든 구성원이 기본적인 디지털 문해력을 갖춤으로써 조직 전체의 문제 해결 역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것이다.
호시노리조트의 핵심 전략은 노코드No Code 프로그램 활용이다.
팬데믹 시기 대욕장 혼잡도를 실시간 시각화하는 앱을 자체 개발하고, 복잡한 교대근무 스케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외주 업체보다 신속한 대응력을 확보한 결과, 서비스 현장에서 IT 부서로 옮기는 직원들까지 등장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현장 경험을 가진 개발자들의 창의력이다. 서비스 직군에서 실제 고객을 마주하며 쌓은 생생한 노하우가 기술 지식만 가진 외부 전문가들보다 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는 비결이다.



📍간사이전력 : 기술 교육보다 조직문화 변화에 집중
간사이전력은 2016년 전력 소매시장 자유화로 치열한 경쟁에 노출된 이후 디지털 역량을 갖춘 에너지 기업으로의 변신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AI 활용을 사업에 신속히 접목하기 위해 매년 '디지털 데이Kanden Digital Day' 행사를 개최한다. 이 행사에는 온·오프라인으로 1,000여 명 이상이 참석해 타사의 DX 도입 사례를 듣고,
사내 DX 인재 표창식과 각 사업 부문의 성과 공유가 이뤄진다.
고난도 기술 역량보다는 조직 전체의 디지털 마인드셋 조성에 중점을 둔 접근법이다. 그 결과는 놀랍다.
2023년까지 사내에서 제작된PoC 575건 중 77%가 실제 업무에 활용되고 있다. 기술 교육보다 조직문화 변화에 먼저 집중한 전략이 구체적 성과로 증명된 셈이다.




일본 DX 인재 육성의 성공 요인

지금까지 살펴본 일본 기업들의 시도는 각기 다른 접근법을 보여주지만, 성공 사례들에는 공통된 패턴이 있다.
그중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심리적 안전망이다.
실패를 용인하고 언제든 되돌아갈 수 있는 안전장치가 더 많은 구성원의 도전을 끌어냈다.
이 토대 위에서 세대 간 상생의 지혜가 빛을 발한다. 시니어의 풍부한 경험과 주니어의 디지털 감각이 만나 예상치 못한 시너지를 만들어낸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교육에서 성과까지 이어지는 완결성이다.
일회성 교육에 그치지 않고 실제 사업 성과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 사례들이 돋보인다.
이를 통해 지속적으로 가시적 성과를 만들어내며, 조직 전체의 디지털 전환 동력을 지속시키고 있다.
그리고 이 모든 변화의 출발점에는 경영진의 확고한 의지가 있다. 도요타 아키오 회장의 선언처럼, 명확한 비전과 이를 뒷받침하는 리더십 없이는 조직 전체의 변화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일본 기업들의 경험에서 한국 기업이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무엇이 있을까?
먼저 DX 인재 육성을 조직 DNA 변화 프로젝트로 접근해야 한다. 호시노리조트의 전 직원 DX화나 간사이전력의 전사적 접근에서 보듯, 단발성 교육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
전 구성원의 디지털 문해력을 상향평준화 해 조직 전체가 디지털 언어로 소통하는 새로운 문화를 구축해야 한다.
또한 구체적이고 매력적인 동기 부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때 핵심은 도전에 따른 명확한 보상과 실패에 대한 관용 사이의 균형이다.
도요타의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이러한 환경이 마련돼야 구성원들이 심리적 부담 없이 혁신에 도전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교육과 성과를 연결하는 완결된 시스템이 필요하다. 디지털 역량 강화에 대한 투자가 지속 가능하려면 교육 효과가 업무 성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 형성이 필수다.

일본 기업들의 DX 인재 육성 여정은 단순한 기술 교육을 뛰어넘는 조직문화 혁신의 과정이었다.
화려한 대형 프로젝트보다는 작지만 확실한 성공 사례를 차근차근 쌓아가며, 개인의 성장이 곧 조직의 발전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했다.
디지털 전환의 시대, AI와 자동화가 발달할수록 사람의 가치가 더 빛난다는 역설을 일본 기업들이 증명해 보이는 중이다.
우리 기업들도 외부 인재 영입에만 의존하거나 구성원 역량 향상이이직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기보다는, DX 인재 육성을 재직 기간 동안 구성원과 조직이 함께 성장하는 기회로 바라보는 시각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Posted by 김영미 연구위원
LG경영연구원 인재경영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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