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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안전보건 이야기

[판례]공사현장에서 발생한 근로자 추락 사망 사고와 관련하여 현장소장인의 업무상 주의의무 및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 의무 위반 여부가 문제된 사건대법원 2022도16668 (2026. 2. 12.)

마크6 2026. 3. 16.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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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건 : 대법원 2022도16668 업무상과실치사, 산업안전보건법위반
* 피고인 : 피고인
* 상고인 : 검사
* 원심판결 : 대전지방법원 2022. 11. 30. 선고 2021노3732 판결
* 판결선고 : 2026. 2. 12.

[주 문]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전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공소외 1 회사는 공소외 2 회사와 공소외 3 회사로부터 세종 금남면 ○○리 △-□생활권 (블럭 1 생략), (블럭 2 생략) '행복도시 △-□생활권 P1공구 민간참여 공동주택 신축공사' 중 골조공사를 하도급받아 시공하는 사업주이고, 피고인은 공소외 1 회사 소속 현장소장으로서 소속 근로자의 안전 · 보건을 책임지는 사람이다.

피고인은 2020. 6. 12. 10:15경 위 공사현장 301동 옥상에 설치되어 있던 파라펫을 위해 설치된 유로폼 거푸집의 해체 작업을 소속 근로자인 피해자 공소외 4[남, 26세,(영문성명 생략), 러시아 국적]에게 지시하였다.

당시 그곳은 아파트 외벽 콘크리트 작업을 위해 설치된 작업발판 일체형 거푸집인'갱 폼'(gang form, 이하 '이 사건 갱 폼'이라 한다)이 설치되어 있었고, 그 갱 폼 위로 파라펫을 만들기 위한 외측 유로폼 거푸집이 연결되어 설치되어 있었으며, 사건 당일 위 유로폼 해체 작업을 지시받은 피해자는 유로폼을 해체하기 위해 작업발판 역할을 겸하는 이 사건 갱 폼 위에 올라가 작업을 하게 되었는데, 이 사건 갱 폼은 2020. 5. 23. 한개 층 더 위로 인상하기 위해 고정철물인 볼트의 2단부터 8단까지 해체해 놓고타워크레인 등 인양장비에 매달아 놓지 않은 상황에서 옆에 설치된 다른 갱 폼과의 부딪힘 현상으로 인상 작업이 중단된 상태였다.

이러한 경우 사업주인 공소외 1 회사의 사용인인 피고인은 갱 폼을 인양장비에 매단 후 지지 또는 고정철물을 해체함으로써 거푸집 낙하의 위험을 방지하여야 하며, 위와 같이 인양장비에 매달리지 않은 채 갱 폼의 인상 또는 해체 작업이 잠정 중단되어 갱 폼이 추락할 위험이 있을 경우 해당 장소에 관계 근로자가 아닌 사람의 출입을 금지하였어야 하고, 부득이 추가 작업이 필요한 경우에는 위 갱 폼이 안전한 작업발판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므로 안전한 작업발판을 설치하였어야 하며, 갱 폼의 지지 또는 고정철물의 이상 유무를 수시로 점검하는 등 갱 폼의 낙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갱 폼 인상 또는 해체 작업 순서 및 방법에 관한 작업내용을 미리 작업자에게 제대로 주지시키지 아니하여 이 사건 갱 폼을 인양장비에 매달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자들이 이 사건 갱 폼의 고정철물인 볼트 중 2단부터 8단까지를 해체하게 하였고, 이로 인해 이 사건 갱 폼이 추락할 위험이 있었음에도 근로자들의 출입을 통제하지 않았으며, 이와 같이 추락할 위험이 있는 이 사건 갱 폼 외에 사용할 안전한 작업발판을 설치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 사건 갱 폼의 볼트가 작업 당일 전부 해체되었음을 수시 점검을 하지 않고 유로폼 해체 작업자들에게 이 사건 갱 폼을 작업발판으로 사용하여 작업을 하게 한 과실로, 피해자가 유로폼 거푸집을 해체하기 위해 이 사건 갱 폼 위에 올라갔다가 위 갱 폼과 함께 30m 아래 바닥으로 추락하게 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이로써 피고인은 위와 같은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를 같은 날 12:12경 다발성 손상을 이유로 사망에 이르게 함과 동시에 해체 작업을 할 때 불량한 작업방법 등에 의한 위험으로 인한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아니하여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은 근로자들에게 사건 당일 예정되었던 갱 폼 해체 작업이 연기되었다고 전달하였고, 피해자가 소속되어 있던 유로폼 거푸집 해체팀에 내부 유로폼 거푸집을 해체하되 안전하게 옥상 내부에서 작업을 진행하라고 지시한 사실, 이 사건 갱 폼은 사건 전날까지 L앵커볼트인 1단과 9단의 볼트로 고정된 상태에 있었고 피고인은 사건 전날 이 사건 갱 폼이 위와 같은 상태로 고정되어 있음을 확인하였으며, 작업자들이 사건 전날까지 이 사건 갱 폼 위에 올라가 실제 작업을 수행한 사실, 그런데 사건 당일 피해자가 작업발판으로 사용한 이 사건 갱 폼의 나머지 고정볼트가 누군가에 의하여 해체되어 있었고, 피해자는 거푸집을 해체하기 위해 피고인의 지시와 달리 옥상 외부로 나가 이 사건 갱 폼 위에 올라갔다가 위 갱 폼과 함께 30m 아래 바닥으로 추락하여 사망에 이르게 된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해자가 사망하게 된 원인은 피고인의 잘못된 작업방법의 지시 내지 안전의무 위반이 아닌, 누군가가 피고인의 지시와 무관하게 사건 당일 이 사건 갱 폼의 고정볼트를 전부 해체한 것에 있고, 피고인은 근로자들이 자신의 지시와 달리 옥상 외부에서 작업을 진행할 것을 예측하여 이 사건 갱폼을 비롯한 301동 벽체의 갱 폼들이 볼트에 의하여 벽체에 견고하게 고정되어 있는지를 점검할 구체적 주의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로 판단하였다.

3. 대법원의 판단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가. 관련 법리

1) 산업안전보건법은 산업안전 · 보건에 관한 기준을 확립하고 그 책임의 소재를 명확하게 하여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쾌적한 작업환경을 조성함으로써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을 유지 · 증진함을 목적으로 한다(제1조). 사업주는 산업안전보건법과 그에 따른 명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기준을 지킴으로써 근로자의 안전과 건강을 유지 · 증진시켜야 할 의무가 있다(제5조 제1항 제1호). 사업주는 기계 · 기구, 그 밖의 설비에 의한 위험으로 인한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고, 해체, 중량물 취급 등의 작업을 할 때 불량한 작업방법 등에 의한 위험으로 인한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며,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제38조 제1항 제1호, 제2항, 제3항 제1호).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안전 · 보건조치 의무를 위반하였는지는 산업안전보건법 및 같은 법 시행규칙에 근거한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이하 '안전보건규칙'이라 한다)의 개별 조항에서 정한 의무의 내용과 해당 산업현장의 특성 등을 토대로 산업안전보건법의 입법목적, 관련 규정이 사업주에게 안전 · 보건조치를 부과한 구체적인 취지, 사업장의 규모와 해당 사업장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의 성격 및 이에 내재되어 있거나 합리적으로 예상되는 안전 · 보건상 위험의 내용, 산업재해의 발생 빈도, 안전 · 보건조치에 필요한 기술 수준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 규범목적에 부합하도록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나아가 해당 안전보건규칙과 관련한 일정한 조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해당 산업현장의 구체적 실태에 비추어 예상 가능한 산업재해를 예방할 수 있을 정도의 실질적인 안전조치에 이르지 못할 경우에는 안전보건규칙을 준수하였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21. 9. 30. 선고 2020도3996 판결 등 참조).

2) 사업주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 제167조 제1항, 제38조 제2항, 제3항 위반죄는 사업주가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안전보건규칙이 정하고 있는 바에 따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안전상의 위험성이 있는 작업을 하도록 지시하거나, 그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위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하는 등 그 위반행위가 사업주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성립하되, 사업주가 사업장에서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로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고 향후 그러한 작업이 계속될 것이라는 사정을 미필적으로 인식하고서도 이를 그대로 방치하고, 이로 인하여 사업장에서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채로 작업이 이루어졌다면, 사업주가 그러한 작업을 개별적 · 구체적으로 지시하지 않았더라도 위 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11. 9. 29. 선고 2009도12515 판결, 대법원 2022. 7. 14. 선고 2020도9188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1) 원심판결 이유 및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301동 아파트는 1, 2호 세대가 지상 18층, 3, 4, 5호 세대가 지상 10층으로 설계된 건물로서, 사고 무렵 총 22개의 갱 폼이 외벽 전체를 둘러싸고 설치된 상태였다. 그중 하나인 이 사건 갱 폼은 3, 4, 5호 세대 부분 외벽 중 1, 2호 세대 부분에 인접한 이른바 '층변화구간'에 설치되어 있었다.

나) 이 사건 갱 폼의 고정철물인 볼트는 맨 위의 1단부터 맨 아래의 9단까지 총 9단으로 이루어져 있고, 단마다 수개에서 수십 개에 이르는 볼트 구멍이 있다. 이 사건갱 폼을 하부층 외벽에서 인양하여 상부층 벽체 거푸집을 형성하는 단계에서는 하부층 슬래브에 매립된 L형 앵커에 앵커볼트를 체결한 하부 고정볼트(9단)가 갱 폼의 하중을 지지하고, 상부층 외벽과 슬래브의 콘크리트 타설이 이루어진 후에는 상부층 슬래브에 매립된 L형 앵커에 원터치볼트를 체결한 상부 고정볼트(1단)가 위 하부 고정볼트(9단)와 함께 갱 폼의 하중을 지지한다. 나머지 2단부터 8단까지의 볼트는 외벽 콘크리트 타설 시 벽체 거푸집과 갱 폼을 연결하고 일정한 간격으로 고정해주는 긴결재이다.

다) 공소외 1 회사 소속 갱 폼 작업팀 근로자들은 301동의 콘크리트 타설 공사가 진행됨에 따라 위 22개의 갱 폼을 그에 맞추어 상부층으로 인상(引上)하여 왔는데, 그 작업은 ① 갱 폼의 2단부터 8단까지 체결된 거푸집 긴결재 볼트를 해체하고, ② 갱 폼을 인양장비인 타워크레인에 매달고, ③ 갱 폼의 1단과 9단에 체결된 상 · 하부 고정볼트를 해체하고, ④ 갱 폼을 탈형 · 인양한 후, ⑤ 하부층 슬래브에 하부 고정볼트(9단)를 체결하고, ⑥ 갱 폼을 와이어 및 턴버클로 고정하는 순서로 이루어졌다.

라) 공소외 1 회사 소속 갱 폼 작업팀 근로자들은 2020. 5. 23. 301동의 10층에 설치되어 있던 갱 폼들을 11층으로 인상하는 작업을 하였는데, 이 사건 갱 폼을 비롯하여 3, 4, 5호 세대 부분 외벽 중 층변화구간에 설치된 2개의 갱 폼은 2단부터 8단까지의 볼트를 해체해 놓고 타워크레인에 매달지 않은 상태에서 옆에 설치된 다른 갱 폼과의 부딪힘 현상으로 인해 인상 작업을 중단하였다.

마) 그 후 이 사건 갱 폼은 이 사건 사고 전날인 2020. 6. 11.까지 1단의 상부 고정볼트와 9단의 하부 고정볼트만 체결되어 있고 2단부터 8단까지의 볼트는 해체된 상태로 기존의 10층 외벽에 계속 설치되어 있었고, 일부 근로자들은 2020. 6. 11. 오후경이 사건 갱 폼 위에 올라가 10층 내부에서 해체된 거푸집을 옥상으로 운반하는 작업을 하였다.

바) 이 사건 사고 발생일인 2020. 6. 12. 자 작업계획에는 원래 301동 3, 4, 5호 세대 부분 외벽에 설치된 갱 폼을 해체하는 작업이 포함되어 있었으나, 그 전날 진행되었던 301동의 옥상층 파라펫 콘크리트 타설 작업이 늦어짐에 따라 콘크리트 양생 시간 확보를 위해 위 갱 폼 해체 작업은 2020. 6. 15.로 연기되었다.

사) 피고인은 이 사건 사고 전날 오후 301동의 옥상층 파라펫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할 때 이 사건 갱 폼의 1단과 9단에 상 · 하부 고정볼트가 체결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였으나, 이 사건 사고 당일 오전에는 09:30경 안전성평가 회의에 참석하느라 이 사건 갱 폼의 상 · 하부 고정볼트 체결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

2) 위와 같은 사실관계와 그 밖에 기록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가) 구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2023. 11. 14. 고용노동부령 제39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안전보건규칙'이라 한다) 제337조 제2항에 따르면, 사업주는 작업발판 일체형 거푸집의 일종인 갱 폼의 양중 · 해체 등 작업을 하는 경우 양중 ·해체 등의 범위 및 작업절차를 미리 그 작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에게 주지시켜야 하고(제1호), 갱 폼을 조립하거나 해체하는 경우에는 갱 폼을 인양장비에 매단 후에 작업을 실시하도록 하며, 인양장비에 매달기 전에 지지 또는 고정철물을 미리 해체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제4호).

따라서 사업주인 공소외 1 회사 소속 현장소장으로서 안전보건관리책임자인 피고인으로서는 이 사건 갱 폼의 양중 · 해체 등 작업을 할 때 양중 · 해체 등의 범위 및 작업절차를 미리 갱 폼 작업팀 근로자에게 주지시켜야 하고, 이 사건 갱 폼을 인양장비인 타워크레인에 매달기 전에 볼트를 미리 해체하지 않도록 할 안전조치 의무가 있었다.

그러나 피고인은 2020. 5. 23. 301동의 10층에 설치되어 있던 갱 폼을 11층으로 인상하는 작업을 할 때, 갱 폼 작업팀 근로자들에게 구 안전보건규칙에 따른 작업절차를 주지시키지 않았다. 오히려 피고인은 갱 폼을 타워크레인에 매단 후에 1단부터 9단까지의 볼트를 해체할 경우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2단부터 8단까지의 볼트는 하중 지지에 크게 관여하는 것이 없다는 이유로, 갱 폼 작업팀 근로자들로 하여금 갱 폼을 타워크레인에 매달지 않은 상태에서 2단부터 8단까지의 원터치볼트를 먼저 해체하도록 하였다. 또한 이 사건 갱 폼을 비롯한 2개의 갱 폼은 다른 갱 폼과의 부딪힘 현상으로 인해 인상 작업을 중단하였는데, 피고인은 조만간 301동 3, 4, 5호 세대 부분의 옥상까지 콘크리트 타설이 완료되면 위 2개의 갱 폼을 해체할 예정이라는 이유로 2단부터 8단까지의 원터치볼트를 다시 체결하지 않은 채 기존 위치에 그대로 두도록 하였다.

나) 한편, 구 안전보건규칙 제20조 제1호에 따르면, 사업주는 추락에 의하여 근로자에게 위험을 미칠 우려가 있는 장소에 울타리를 설치하는 등 관계 근로자가 아닌 사람의 출입을 금지해야 한다. 구 안전보건규칙 제42조 제1항에 따르면, 사업주는 근로자가 추락하거나 넘어질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는 경우 작업발판을 설치하여야 한다. 또한 구 안전보건규칙 제337조 제2항 제3호에 따르면, 사업주는 갱 폼의 양중 · 해체 등 작업을 하는 경우 갱 폼의 지지 또는 고정철물의 이상 유무를 수시 점검하여 이상이 발견된 경우에는 교체하도록 하여야 한다.

그러나 피고인은 당초 이 사건 갱 폼을 10층에서 옥상으로 인상하려고 2단부터 8단까지의 원터치볼트를 해체하도록 하였다가 인상 작업을 중단하였음에도, 머지않아이 사건 갱 폼을 해체할 예정이라는 이유로 위와 같이 해체된 2단부터 8단까지의 볼트를 다시 체결하지 않도록 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갱 폼은 그 시점에 이미 해체 작업이 진행 중인 상태에 놓인 것이고, 비록 2단부터 8단까지의 볼트가 하중 지지와 관련이 없다고 하더라도 혹여 누군가 착오로 이 사건 갱 폼을 타워크레인에 매달기 전에 1단과 9단의 고정볼트를 해체할 경우 위 갱 폼은 곧바로 하중 지지력을 상실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므로, 2단부터 8단까지의 볼트가 체결된 상태에 비하여 안전성이 저하되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더구나 당초 이 사건 갱 폼 상단에는 U자형 낙하방지용 안전장치가 설치되어 있었으나, 2020. 5. 23. 이후 옥상 파라펫을 시공할 때 외측 유로폼 거푸집과 간섭된다는 이유로 위 낙하방지용 안전장치마저 해체되었다.

그런데 이 사건 공사 현장의 사정상 이 사건 갱 폼은 곧바로 해체되지 못하고 2단에서 8단까지의 볼트가 다시 체결되지 않은 채로 2주가 넘도록 기존 위치에 설치되어 있었으므로, 피고인으로서는 해체 작업이 잠정 중단되어 추락 위험이 있는 이 사건갱 폼에 관계 근로자(갱 폼 작업팀 근로자)가 아닌 사람이 출입하지 않도록 하고, 1단과 9단에 체결된 상 · 하부 고정볼트의 이상 유무를 수시 점검하여야 했다. 또한 이 사건 갱 폼은 구 안전보건규칙 제42조 제1항에서 정한 작업발판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태였으므로, 피고인은 거푸집 해체팀 근로자들이 추락 위험이 있는 옥상에서 파라펫유로폼 거푸집 해체 작업을 할 때 별도의 안전한 작업발판을 설치하였어야 했다.

그러나 피고인은 2020. 5. 23. 이후 이 사건 사고 당일까지 갱 폼 작업팀 근로자가 아닌 다른 근로자가 이 사건 갱 폼 위에 올라가 각종 작업을 하는 것을 금지하지 않았고, 사고 전날 오후 301동의 옥상 파라펫 콘크리트 타설 작업이 완료된 시점부터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시점 사이에 누군가가 이 사건 갱 폼의 1단과 9단에 체결된 상 · 하부 고정볼트를 모두 해체하였음에도, 사고 당일 아침에 이 사건 갱 폼의 볼트체결 여부를 확인하지 아니한 탓에 위와 같은 상 · 하부 고정볼트 해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였다. 또한 피고인은 피해자를 비롯한 거푸집 해체팀 근로자들이 301동 옥상에서 파라펫 유로폼 거푸집 해체 작업을 할 때 이 사건 갱 폼 외에 별도의 작업발판을 설치하지도 않았다.

원심은, 피고인이 이 사건 사고 당일 오전 작업 개시 전에 피해자를 비롯한 거푸집 해체팀 근로자들에게 '301동 옥상층 내부 유로폼 거푸집을 해체하되, 안전하게 옥상 내부에서 작업을 진행하라'고 지시하였다고 인정하였으나, 2020. 6. 12. 자 파라펫 해체 작업계획서 및 공사일보에는 그러한 내용이 기재되어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설령 그와 같이 지시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외국인인 피해자가 한국어에 서툴러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다는 점과 거푸집 해체팀 근로자들이 유로폼 거푸집 해체 작업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이 사건 갱 폼을 작업발판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고서도 더 이상의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 결국 피고인은 이 사건 갱 폼의 2단에서 8단까지 볼트가 체결되지 않은 상태로 위 갱 폼의 해체 작업을 잠정 중단한 상황에서 피해자를 비롯한 거푸집 해체팀 근로자들로 하여금 301동 옥상에서 파라펫 유로폼 거푸집 해체 작업을 하도록 하면서 예상 가능한 추락 위험을 예방할 수 있을 정도의 실질적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므로, 비록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이 사건 갱 폼을 작업발판으로 사용하여 외측 유로폼 거푸집을 해체할 것을 개별적 · 구체적으로 지시하지 않았더라도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고, 이러한 안전조치 의무 위반과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는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여지가 크다.

그런데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피고인이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하였다거나 그러한 안전조치 의무 위반으로 인해 피해자가 추락하여 사망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근로자 사망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 및 업무상과실치사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결론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 · 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노태악(재판장), 서경환, 신숙희(주심), 마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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